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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행 기록

[Day4] 삿포로여행 동물원+시로이코이비토+징기스칸, 완벽 루트 공개

by 피치둥둥 2026. 3. 31.

3월 26일, 삿포로에서 맞이한 세 번째 아침.
여행이 익숙해질 즈음이 되면, 하루가 조금 느긋해진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지하철역 아래 폴타운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김밥천국 같은 분위기의 식당들이 있는데,
이상하게 그런 곳이 더 편하다.

나는 돼지고기와 숙주를 볶은 가정식에
계란프라이, 미소시루, 샐러드가 함께 나오는 메뉴를 골랐다.
남편은 가볍게 유부우동.

특별하지 않은 메뉴였는데,
따뜻한 국물과 밥 한 끼가
그날 하루를 잘 시작하게 만들어줬다.

 

📍 나카우 아피아점
👉https://maps.app.goo.gl/tiXxFDKkUGihSpA8A

 

아침을 먹고 우리는
마루야마 동물원으로 향했다.

삿포로역에서 지하철 도자이선을 타고
마루야마공원역까지 이동한 뒤

15번 버스를 타고
‘마루야마동물원 서문’에서 내리는 코스.

(쿠라마루호를 타도 되는데 빨리 오는 버스를 탔다)

버스터미널이 마루야마공원역 출구와 붙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체 이동 시간은 대략 25~30분 정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교통카드 하나면 충분히 편하게 갈 수 있다.

 

📍 마루야마 동물원
👉 https://maps.google.com/?q=円山動物園

 

동물원에 들어가자마자
펭귄들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몸으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봤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는
마음이 조금씩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북극곰은 유리 너머를 계속 서성이고 있었고,
침팬지는 서로 싸우고 있었다.

곰은 혼자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모습이 너무 외로워 보였다.

여행 중인데도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순간이었다.

‘동물원을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를
왜 사람들이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하루였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누군가에게 꼭 추천해야 할 곳이라기보다,

아이와 함께라면
잠깐 들러보는 정도로 충분한 공간이라고 느껴졌다.

그렇게 조금 무거워진 마음을 안고
우리는 시로이코이비토 파크로 이동했다.

✔ 이동 방법 (가까운 편이라 부담 없음)

  • 동물원 → 15번 버스 → 마루야마공원역
  • 지하철 도자이선 탑승 → 미야노사와역 하차
  • 도보 약 7~10분

👉 전체 이동 약 20~30분
👉 생각보다 가까워서 코스로 묶기 좋음

 

📍 시로이코이비토 파크
👉 https://maps.google.com/?q=白い恋人パーク

 

처음에는 단순한 과자 공장 테마파크 정도로 생각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어디선가 비누방울이 날아오고,
유럽의 작은 마을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아까까지의 생각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마침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정시 공연 시간과 겹쳤다.

시계탑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인형들이 움직이며 작은 공연이 시작되는데,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괜히 웃음이 나왔다.

정말 잠깐 동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의 기분을 바꿔주는 공간 같았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특히 좋았던 건 무료 입장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외부 공간에서 사진을 찍고, 굿즈샵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유료 입장 구역도 있지만, 공장 내부 체험까지 관심 있는 게 아니라면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아쉬움은 없을 것 같았다.

우리는 빨간 2층 버스 앞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햇빛이 따뜻하게 내려오던 그 순간이 이번 여행에서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다.

부드럽고 깔끔한 우유 아이스크림 맛도 좋았지만, 그 장소와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굿즈샵이었다.

단순한 기념품 가게를 넘어서 하나의 전시처럼 잘 꾸며져 있었고,

여기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초콜릿과 과자들은

패키지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선물용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특히 책 모양으로 된 초콜릿 세트는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손이 갈 정도였다.

시로이 코이비토 파크는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관광지는 아니지만,

조용히 걷고, 사진을 찍고, 작은 순간들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었다.

기대보다 훨씬 좋았고, 여행 마지막 날에 들르기에도 딱 어울리는 장소였다.

 

저녁은 징기스칸으로 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루마를 가지만,
우리는 람구치 카즈야라는 곳을 선택했다.

 

📍 람구치 카즈야 (징기스칸)
👉 https://maps.app.goo.gl/tKtGCUwjVwoc2wfp7

 

삿포로에서 징기스칸을 먹기로 마음먹은 건 사실 우연에 가까웠다.

<동네친구 강나미> 채널에서 강남이 삿포로 여행 중에 이 가게를 소개하는 걸 보고 기억해뒀다가,

마침 브레이크 타임이라 문 연 곳이 많지 않은 시간에 선택의 여지 없이 람구치로 들어가게 됐다.

오후 4시쯤이라 그런지 손님도 한 테이블 정도밖에 없어서 오히려 조용하게 식사할 수 있었고,

큰 기대 없이 들어간 곳이라 더 편한 마음이었다.

가게 앞에 서 있는 양 인형 조형물도 인상적이었다.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비주얼이라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가게를 기억하게 만드는 작은 포인트 같은 느낌이었다.

 

메뉴는 한국어로도 잘 되어 있어서 주문하는 데 전혀 어렵지 않았고,

여러 부위를 조금씩 맛보고 싶어서 알목심 3종 비교 세트를 선택했다.

징기스칸은 보통 가운데가 볼록한 불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 불판은 조금 달랐다. 비교적 평평한 철판에 가까운 형태라

고기를 굽는 방식도 살짝 다르게 느껴졌다.

먼저 양 기름으로 불판을 코팅하듯 한 번 쓱 둘러주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 지글지글 구워 먹는 방식인데, 이 과정 자체가 꽤 재미있었다.

 

고기는 생각보다 빨리 익고, 무엇보다 신선해서 완전히 바싹 익히지 않아도 괜찮았다.

살짝 미디움레어 정도로 익혀 먹어도 전혀 부담이 없었고,

오히려 육즙이 살아 있어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어서 “이게 양고기 맞나?” 싶을 정도로 깔끔했다.

 

중간중간 숙주, 양파 같은 야채를 함께 올려서 구워 먹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자연스럽게 배면서 야채가 훨씬 고소해지고,

고기만 계속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느끼함도 잡아준다.

고기 한 점, 야채 한 번, 이런 식으로 같이 먹다 보니 끝까지 질리지 않고 계속 들어갔다.

 

소금 레몬 징기스칸도 같이 주문했는데,

레몬의 신맛이 생각보다 꽤 강하게 올라오는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원래 신맛을 좋아해서 상큼하게 느껴졌지만,

남편은 기본 소금 징기스칸이 더 맛있었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양은 많은 편은 아니라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맛보기에는 오히려 좋은 구성이다.

 

다 먹고 나니 살짝 아쉬워서 추천을 받아 추가로 주문한 램 샤토브리앙은 정말 신세계였다.

부드러운 식감에 잡내도 거의 없고, 입에 넣자마자 녹는 느낌이라 왜 추천하는지 바로 이해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먹은 메뉴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나는 우롱차를 곁들여서 먹었는데 깔끔하게 잘 어울렸고,

남편은 나마비루를 마시면서 만족해했다.

큰 기대 없이 들어갔던 식당이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인상 깊게 남은 곳이었다.

삿포로에서 징기스칸을 먹어보고 싶다면, 조용하게 제대로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스스키노로 이동해 쇼핑을 했다.

돈키호테에서 선물을 사고,
삿포로역 폴타운 아래에서는
과자도 몇 가지 더 챙겼다.

 

그런데 저녁을 일찍 먹었더니
밤이 되니 다시 배가 고파졌다.

결국 또 먹었다.

오차즈케로 가볍게 한 번 더 먹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컵 순두부에 홋카이도 콘을 넣어 먹었다.

이 조합은 정말 예상 밖이었는데,
얼큰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는 맛이었다.

일본 편의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코스 같았다.

 

이날은 이상하게
감정이 여러 번 바뀐 하루였다.

귀여움에 웃다가,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고,
다시 동화 같은 공간에서 밝아졌다가,

맛있는 음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삿포로에서의 하루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작은 감정들의 기록처럼 느껴진 날이었다.

 

👉 다음 글에서는
삿포로 여행 마지막날 홋카이도대학, 삿포로공항 이용후기를 정리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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