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특히 봄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
올해도 역시 피해 가지 못했다.
거기에 과배란 주사까지 겹치니 몸 상태는 더 예민해졌다.
소화는 잘 안 되고, 아랫배는 가스 찬 것처럼 더부룩하고,
괜히 이유 없이 무기력함이 몰려온다.
콧물, 재채기는 기본이고
며칠 전에는 목까지 붓는 느낌이 들어 결국 이비인후과에서 소염제를 처방받았다.
그런데 약까지 먹으니 속이 더 울렁거리고
밥 냄새조차 싫어질 정도로 컨디션이 떨어졌다.
토요일 난자 채취를 앞두고 있어서
이 알레르기도 빨리 잡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은 병원 예약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해서
5층 내과 진료를 먼저 보고 알레르기 약을 일주일치 처방받았다.
내과 선생님께서
“시험관 시술에 영향 없는 약이니 필요할 때 편하게 드세요”
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리고 드디어,
채취 전 마지막 초음파를 확인한 날.
생리 10일차 기준,
현재 8~10개 정도 난자 채취가 예상된다고 했다.
난포도 잘 자라고 있어서
이틀 뒤 토요일 아침, 수면마취로 채취를 진행하기로 했다.
- 시술 전날 밤 12시 이후 금식 (물, 커피, 껌 X)
- 당일 화장, 네일, 렌즈 착용 금지
- 액세서리 제거
- 시술 후 당일 운전 금지
- 회복시간 약 1~2시간 소요

나는 다낭성 소견이 있어서
신선배아보다 동결배아를 추천받았다.
처음에는 이유를 자세히 듣지 못했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궁금해졌다.
👉 보통 다낭성의 경우
과배란으로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자궁 환경이 착상에 덜 유리해질 수 있어서
몸 상태를 안정시킨 후 이식하는
동결배아 방식이 더 성공률이 높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늘 또 하나 배우고 간다…)

진료 후에는 난자 채취 과정과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오늘부터 오비드렐 주사를 맞게 되었다.
이 주사는 난포를 터뜨리는 마지막 주사라서
시간을 분 단위로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비급여라서 지원금이 안 된다는 사실 😭
5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는데
요즘 수입 없는 나에게는 꽤 크게 느껴졌다.

남편은 원무과에서 수납을 하고,
나는 채혈실에서 호르몬 검사를 진행했다.
집에 가서 밥 해먹을 기운도 없고
요즘은 자꾸 자극적인 음식만 당긴다.
어제는 매운 쭈꾸미,
오늘은 갑자기 햄버거가 먹고 싶어서
집에 가는 길에 남편이랑 맥도날드에 들렀다.
이상하게 이런 날은
건강식보다 이런 음식이 더 위로가 된다.


남편은 오늘부터 1박 2일로 제주도에 간다.
소방안전관리 시험 재시험을 보러.
서울은 이미 접수가 마감돼서
제주도까지 가게 됐는데
이번에는 꼭 붙었으면 좋겠다.
저녁은 혼자 먹어야 해서
밥 해먹기 귀찮아
보양식 느낌으로 추어탕을 포장해왔다.
레토르트처럼 포장되어 있어서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생각보다 맛은 괜찮았다.


이제 정말
난자 채취가 코앞이다.
몸도 마음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잘 왔다.
몸이 무겁다고 집에만 있다보면 더 우울해져서
주의를 환기시킬
잠깐 숨 고르듯
망원동에 좋아하는 빵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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