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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준비 일기

시험관 1차 | 난자채취 과정부터 회복 3일차까지

by 피치둥둥 2026. 4. 20.

4월 18일 토요일
난자채취 하는 날.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하고
아침 9시 30분 시술이라 8시 45분까지 병원 도착했다.

원무과 접수도 안 하고 바로 미래새싹센터로 올라갔다.
뭔가 이 날은 평소랑 다르게 병원 공기도 더 긴장되는 느낌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몸무게 재고 혈압 측정했는데
헐… 몸무게가 3일 전 집에서 쟀던 것보다 2kg이나 늘어나 있었다.

그때 딱 느꼈다.
아… 괜히 배가 빵빵한 게 아니었구나.
난소도 부풀고 복수 찬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도 안 됐던 이유가 있었구나 싶어서
조금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탈의실로 안내받아서
속옷까지 다 탈의하고 수술모까지 쓰고
회복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때부터 진짜 긴장 시작…

 

조금 있으니까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엉덩이 항생제주사 먼저 맞고
수액 라인을 잡으려고 하는데
이게 오늘 제일 힘든 순간이었다.

왼쪽 팔, 오른쪽 팔
계속 찔렀다 뺐다 반복하는데
혈관이 잘 안 보여서 계속 실패…

왼쪽 두 번, 오른쪽 한 번
이렇게 계속 시도하는데
솔직히 시술보다 이게 더 아프고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왔고
간호사 선생님도 너무 미안해하시면서
“오늘 왜 이러지… 평소엔 잘 되는데…” 하시면서
컨디션 안 좋냐고 물어보셨다.

어제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했더니
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진짜 전날
속도 울렁거리고
심리적으로도 긴장돼서
2시간 정도밖에 못 잔 상태였다.

결국 10분 넘게 시도하다가
손목 쪽에 겨우 라인을 잡았다.

 

라인 잡고 나서
화장실 가서 소변 한 번 보고
바로 채취하는 시술실로 들어갔다.

문 열자마자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깜짝 놀랐다.

간호사 선생님이
“많이 춥죠?” 하시면서
수술실은 원래 이렇게 춥다고 설명해주셨다.

세균 번식을 줄이고
수술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온도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알고는 있지만
진짜 너무 추웠다…

 

덜덜 떨면서 수술대에 누워
다리를 올리고 자세 잡고

수술방 간호사 선생님이 담요를 덮어주셨다.
그분이 너무 유쾌하셔서
내가 긴장한 걸 보시고 계속 말 걸어주시고
분위기를 좀 풀어주셨다.

그게 진짜 큰 도움이 됐다.

 

이름, 생년월일 확인하고
“약 들어갈게요”라는 말과 함께

손목에 잡은 라인으로 약이 들어오는데
그때 뻐근하면서 살짝 아픈 느낌이 들었다.

속으로
하나… 둘… 셋…

세다가

눈을 떠보니
이미 끝나고 회복실에 누워 있었다.

진짜 기억이 통째로 사라진 느낌.
수면마취의 신기함을 또 한 번 느꼈다.

 

눈 뜨니까 남편이 옆에 와 있었고
내 첫 마디는

“여보… 몇 시야…”

“9시 50분이야.”

진짜 순식간에 끝났다.

 

아랫배는 생리통처럼
움직일 때마다 욱신거렸고

비치된 생리대 착용했는데
출혈은 심하지 않아서
팬티라이너 정도면 충분했다.

수액 다 맞을 때까지
30분 정도 더 쉬고
환복 후 외래 진료를 봤다.

 

지난번 초음파에서는 10개 정도 예상했지만
실제로 채취된 건 5개였고,

다낭성 난소가 있어서
복수 위험 때문에 이번에는 이식을 하지 않고
모두 동결하기로 했다.

복수는혈관 안에 있어야 할 수분이 밖으로 빠지면서 생기는 거라
심해지면 혈전 위험이 있어서
약이랑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고 했다.

 

내가 시술 받는 동안
남편도 정자 채취를 하러 갔다.

지원금 덕분에
남편은 9,190원
나는 46,300원 정도만 나왔다.

계산해보니까
채취까지 지원비 거의 2/3는 쓴 것 같다.

 

집에 가는 길에
너무 지쳐서 밥 할 힘은 없고
요즘 계속 자극적인 게 당겨서

남편 시험 합격 축하 겸
짬뽕이랑 탕수육을 먹었다.

그리고 집 와서
그대로 2시간 정도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그날부터 시작된
의무적인 물 마시기.

전날 미리
제로 이온음료 한 박스 시켜놨고

하루에 하나 정도만 마시고
나머지는 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다음 날, 4월 19일.

체중은 200g 정도만 빠진 상태였고
밥은 겨우 먹었는데

산책 나갔다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어지러웠다.

아랫배 통증은 괜찮아졌는데
속이 계속 울렁거리고
조금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불렀다.

엄마가 끓여준 육개장에 밥 말아 먹고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고 소화가 안 됐다.

결국
산책 → 힘들어서 귀가 → 잠
이걸 계속 반복했다.


3일차, 4월 20일.

아침에 병원에서
수정된 배아 5개라는 문자가 왔다.

그 문자 보고
진짜 마음이 조금 놓였다.

체중도 전날보다 500g 빠져 있었고
복수가 조금씩 빠지는 느낌이라
그게 너무 반가웠다.

 

아직도 속은 니글거리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너무 불러서
불편한 상태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의사 선생님이
화요일, 수요일쯤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했으니까

그 말 믿고
오늘도 그냥 버텨본다.

베란다를 보니 지난번에 뿌린 꽃씨가 싹이 눈에 띄게 많이 자랐다.

우리 5개의 소중한 배아도 이렇게 쑥쑥 건겅하게 잘 자라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