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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행 기록

망원동 빵지순례 후기|어글리베이커리 후와후와 웨이팅 꿀팁 + 망원한강공원 혼자나들이

by 피치둥둥 2026. 4. 19.

망원동 빵지순례 다녀왔다.
어글리베이커리, 후와후와 웨이팅까지 직접 경험한 솔직 후기.

토요일 난자채취를 앞두고 금요일, 하루는 어떻게든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다.

사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천하제빵>이라는 빵 경연 프로그램을 보면서 괜히 빵에 꽂혀버린 것도 있고,

남편은 제주도로 시험 보러 내려가고 하루 종일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집에만 있으면 과배란주사 후유증에 더 시달릴 것 같았다.

배는 묵직하고, 가스 찬 것처럼 불편하고, 소화도 안 되고, 속은 계속 울렁거리고…

입맛은 없는데 또 이상하게 자극적인 것만 당기는 상태.

밥 냄새는 맡기도 싫은데 매운 건 먹고 싶고, 딱 그 묘한 상태였다.

이럴 때는 그냥 나가는 게 낫다 싶었다. 그래서 “그래, 빵이라도 먹자” 하는 마음으로 망원동 빵지순례를 가기로 했다.

미리 리스트업한 빵집은 어글리베이커리와 후와후와.

망원동 빵지순례 코스로
어글리베이커리랑 후와후와를 같이 도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나도 그대로 따라가봤다.

둘 다 12시에 오픈인데 어글리베이커리는 줄 서야 하고,

후와후와는 11시부터 캐치테이블 현장대기 등록이 가능했다.

오픈런 시작 시간에 맞추려고 아침부터 서둘렀다. 경기도에서 출발하는 나는 운전해서 구파발역 환승센터에 주차하고 지하철로 이동했다. 연신내에서 6호선 갈아타고 망원역까지 순조롭게 도착한 시간이 11시 15분쯤.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느껴졌다. “아 여기 진짜 사람 많다.” 괜히 망원동이 핫플이 아니구나 싶었다.

 

망원시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시장 특유의 북적이는 분위기랑 사람들 에너지가 묘하게 기분을 끌어올려줬다.

그러다가 왼쪽을 보니까 바로 어글리베이커리 대기줄이 보였다.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일단 안심.

근데 바로 옆 건물에 후와후와가 있어서 먼저 웨이팅부터 걸기로 했다.

11시 20분 도착해서 캐치테이블로 대기 등록했는데… 대기 53번째. 예상 대기시간 2시간.

순간 진짜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래도 일단 걸어놓고 바로 어글리베이커리 줄로 갔다.

 

줄 서 있으면서 핸드폰도 보고, 사람 구경도 하고, 어떤 빵 살지 계속 고민했다.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한데 이상하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혼자 이렇게 나와서 줄 서 있는 이 시간이 숨 고르는 느낌이었다.

12시 땡 되자마자 문이 열렸고 한 번에 20명 정도 입장이 가능했다.

쇼케이스는 크지 않은데 빵 종류가 진짜 많다.

위아래로 옹기종기 꽉 차있어서 줄 서 있는 동안 눈으로 계속 스캔하면서 고르기 바빴다.

들어가자마자 빠르게 주문해야 해서 미리 정해놓는 게 중요하다.

구황작물덕후, 감동의 대파빵, 크림빵 두 종류. 이렇게 골랐다.

빵을 받았는데 진짜 무겁다. 특히 구황작물덕후는 속이 꽉 차 있어서 거의 한 끼 식사 느낌.

봉투가 터질 것 같아서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나왔다. 

쇼핑백 유료라서 빵순이라면 미리 쇼핑백 챙겨가는 것은 필수!

오픈런해서 그런지 빵에서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갈 시간.

어차피 이따 빵 먹을 거니까 너무 헤비하지 않으면서 속을 좀 달래줄 수 있는 국물 있는 걸로 먹고 싶었다.

망원시장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 없을 것 같아서

편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근처 베트남 쌀국수집으로 갔다.

거의 1시간동안 서있어서 더이상 서 있을 자신이 없었다.

망원시장 맞으편 골목 노란 벽이 인상적인 가게였는데 마침 자리가 딱 남아 있어서 바로 들어갔다.

차돌 쌀국수에 고수 추가. 국물 한 입 먹으니까 확실히 속이 조금 편안해졌다.

 

 

 

근데 먹으면서도 계속 신경 쓰인다.

후와후와 대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딱 카톡이 왔다. “10분 내 입장해주세요.” 진짜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

마지막 한 입 먹고 바로 계산하고 거의 뛰듯이 이동했다.

 

가게 도착해서 번호 확인하고 입장.

매장은 작고 한 번에 많은 인원을 받지 않는 구조였다.

쟁반 들고 셀프로 담는 방식인데 나는 상온 빵은 많이 안 사고 냉장 모찌빵 위주로 골랐다.

딸기 피스타치오, 요맘때 딸기, 그리고 바질토마토 베이글 하나.

빠르게 고르고 계산까지 10분 정도. 여기서 느낀 거 하나.

보냉백 필수다. 앞에 손님이 보냉백 구매하려다가 매진이라 못 사는 걸 보고 “아 이거 준비해올걸” 싶었다

 

이제 진짜 오늘의 하이라이트.

망원한강공원으로 이동해서 커피 한 잔 사서 앉았다.

메가커피에서 아메리카노 급하게 사서 들고 갔는데, 운 좋게 파라솔 있는 벤치 자리가 딱 하나 남아 있었다.

햇빛은 가려주고, 앞에는 한강뷰.

이어폰 끼고 좋아하는 음악 틀고, 준비해간 나이프랑 포크, 스텐 접시까지 꺼내니까 진짜 완벽했다.

 

 

먼저 후와후와 피스타치오 딸기 모찌빵.

생딸기랑 피스타치오 크림이 들어있는데 인절미 같은 쫄깃한 식감이 있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크림도 너무 달지 않고 딱 좋았다.

 

그리고 어글리베이커리 녹차크림빵. 반 자르는 순간 말차크림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맛은 진하고 쌉싸름해서 좋은데…

이건 야외에서 먹기 좀 힘들다.

크림이 녹아서 거의 마시는 수준이라 먹기가 쉽지 않았다.

 

혼자 벤치에 앉아서 분주하게 먹다 보니까 어느 순간 배도 부르고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몸이 확 풀리는 느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서 마지막 코스로 바게트를 사기로 했다.

남편이 바게트 같은 하드계열 빵을 좋아하고, 특히 크림치즈랑 같이 먹는 걸 좋아해서 생각이 나서

망원역 가는 길에 블랑제리코팡 들렀다.

 

 

예전에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던 바게트 맛집인데 요즘은 예전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매장 안도 비교적 한산해서 여유 있게 고를 수 있었다. 바게트랑 브리오슈, 크림치즈까지 같이 구매.

마침 바게트가 갓 구워져 나와서 손에 따뜻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빵이 꽤 큰데 가격도 4000원 정도라 부담 없고,

이 집 바게트는 겉은 바삭한데 안은 질기지 않고 쫄깃하면서 부드러워서 입천장도 안 까지고 진짜 맛있다.

나도 좋아하고 남편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쇼핑백에 바게트까지 담으니까 진짜 누가 봐도 “나 빵지순례 했다” 하는 느낌이 됐다.

 

돌아가는 길에 동교초등학교 앞도 지나갔다.

남편이 예전에 “거기 내가 나온 초등학교야”라고 했던 곳이라

괜히 혼자 반가워서 사진 찍어서 보내줬다.

별거 아닌데도 괜히 연결되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했다.

 

구파발 환승센터까지 다시 이동해서 차 타고 집 도착.

환승 할인 받아서 주차비도 900원밖에 안 나왔다.

소소하게 기분 좋았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3시쯤.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결국 빵도 다 못 먹고 소화가 안 돼서 오타이산까지 먹었다.

조금 오버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진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집에 있었으면 더 힘들었을 하루였는데 이렇게라도 나와서 걷고, 먹고, 기다리고, 그걸로 충분했다.

내일은 난자채취. 솔직히 조금 긴장되지만, 오늘 하루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덜 무거워졌다.

망원동 빵지순례는 단순히 빵을 먹으러 간 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조금 다독이고 온 시간이었다.

그리고 망원동 빵지순례 고민하는 분들한테
이 코스는 진짜 추천하고 싶다.